마음으로 바라보고 가슴으로 노래한다 – 뮤지컬 배우 최정원 [세상을 여는 틈새 16호 인터뷰 공간 틈새 1]

 

마음으로 바라보고 가슴으로 노래하며 2019년 겨울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는 ‘맘마미아’ 공연에서 주인공 ‘도나’역의 연기 1,000회를 달성했다. 배우로서, 예술가로서 큰 의미를 가진 행사였다. 그리고 바로 그때 그는 시각장애를 가진 이서정 학생을 만났다.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식에서 ‘내 마음에 빛나다’라는 맑고 깨끗한 노래로 감동을 전한 소녀이다. 2020년 1월 뮤지컬 정상에 오른 디바와 순수 소녀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중적인 무대 위에서 눈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서로의 손을 꽉 잡고 화려하게, 맑게, 행복하게.

이미 십대에 결정된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

10대에 것이 정해지면 그 사람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지난 겨울 개봉한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주인공 대사 중 하나다. 최정원 씨는 18세부터 뮤지컬을 시작했다. 1987년 롯데월드예술단에 입성했고 1989년 뮤지컬 아가씨와 깡패들로 데뷔했다. 2020년 34년간 뮤지컬 무대에 오른 최정원 씨 그는 드라마 포드 V 페라리의 이 대사를 들으며 자신의 삶을 떠올렸다. 너무 좋아서 일이 아닌 것, 최정원 씨에겐 그게 바로 뮤지컬이다.

Q, 요즘 어떤 공연을 하고 있나요?작년부터 「맘마·미아」의 전국 순회 공연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도나’ 역을 맡았습니다. 귀여운 딸을 둔 미혼모의 역할입니다. <맘마 미아>는 스웨덴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중심으로 그리스 외딴 섬에서 호텔 빌라도나(Villa Donna)를 운영하는 ‘도나’와 그의 딸 ‘소피’가 그리는 이야기입니다 소피의 결혼식에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샘 빌 해리를 초청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뮤지컬입니다. 2020년 7월까지는 전국을 돌며 맘마미아 공연을 가질 예정입니다.

Q. 2019년 12월 8일, ‘맘마미아’에서 ‘도나’ 역을 1,000회 달성했습니다. <맘마미아>에게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군요.그럼요. 특히 2019년에는 저희 딸이랑 극중 ‘소피’가 같은 나이였어요. 그런 해에 ‘도나’역 1,000회를 달성하니까 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 또래 딸을 둔 저와 도나. 소피가 고민하던 것을 딸도 고민했고, 도나를 통해 저도 더 단단한 엄마가 된 것 같았어요. 지금 12년간 도나 역을 맡았지만 앞으로도 맘마미아 공연을 계속하면서 도나 역으로 최장수 뮤지컬 배우로 남고 싶어요.

Q. 출연할 공연을 고를 기준이 있나요?당연히 있죠. 먼저, 이전에 공연한 작품과 분위기나 배역이 조금 다른 작품을 선택합니다. 그러면서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저와 관객이 함께 가슴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작품, 배우와 관객이 동시에 행복할 수 있는 작품을 골라요. 공연을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그 기준에 가장 부합했던 작품은 무엇이었나요?<맘마미아>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아요. 모두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게다가 해피엔딩. 시종일관 행복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좋은 작품입니다. <맘마미아> 보셨나요? 그 공연을 보면서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대부분의 관객들이 밝게 웃고 계세요. 배우와 관객이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정말 행복한 작품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두 손을 꼭 쥐고 완성한 무대

여전히 무대에서 춤을 추던 최정원 씨는 우연히 시각장애인 이소정 학생을 만났다.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이서정 학생과의 합동공연을 제안받은 것이다. 불후의 명곡의 연락을 받는 순간 최정원 씨의 머릿속에는 붉은 외투를 입고 노래하던 서정 씨의 모습이 떠올랐다. 보이지 않아도 그 별은 있네 보이지 않아도 바람이 되어 불어온다 어두운 겨울밤을 가로지르는 하얗게 빛나던 . 네, 하겠습니다. 싶습니다.” 2020년 1월, 최정원씨는 이서정씨와 함께 감동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이소정씨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요?<불후의 명곡> 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서정 씨와 함께 공연을 해볼까 하고. 물론 이서정 군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던 상황이었죠.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공연 영상을 인터넷으로 보고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 마음속에서 반짝인다’라는 공연이었는데요. 맑은 목소리 소정의 노래를 듣고 나서 잠시 이슬처럼 맑은 목소리가 제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불후의 명곡> 분들의 연락을 받아서 너무 기뻤습니다

Q 불후의 명곡에서는 어떤 무대를 연출하셨나요?2019년에 디즈니에서 개봉한 <알라딘>의 실사판 영화 보셨나요? <알라딘>에 소개된 다양한 음악들을 소정 군과 함께 재해석했습니다. ‘머나먼 그곳에서 일어난 이야기, 진흙 속에 숨어 있던 보석 같은 소정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라는 마음으로 무대를 꾸몄다. 이렇게 소정이를 소개한 후 소정이가 ‘Speechless’를 부릅니다. 쟈스민 공주가 가진 간절하고 굳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정의 외침 같은 그 노래가 끝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의미로 A Whole New World를 함께 부릅니다. 뮤지컬 형식을 조금 가져왔어요 거기에 소정만의 스토리가 담겨있고요. 촬영할 때 관객들이 많이 반응해 주셨어요 박수도 많이 치고 무대에서 받은 감동을 표정으로 전해줬습니다. 소정이는 항상 음악을 해왔습니다. 보는 게 좀 다르지만 괜찮잖아요. 소정의 맑은 소리를 한 번 들은 관객들은 소정의 음악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소정이와 저의 <불후의 명곡> 무대 많이 기대해주시고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요?정말 행복했습니다. 소정이는 남다른 힘이 있어요 함께 있는 사람들이 행복에 가득 차게 하는 힘입니다. 사실 <불후의 명곡> 팀에서 처음 공연을 요청했을 때는 ‘소정이를 위해서 한번 해보자’고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소정이와 함께 연습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소정이의 응원을 받고 위로를 받고 있거든요. 공연 중에는 저희만의 ‘SIGNAL’도 있었어요. 노래할 때는 가사와 음색에 맞춰 표정연기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정이와 내가 노래할 때 손을 잡고 있었지만 우리만의 룰을 정했어요. 한번 꼭 잡으면 화난 표정을 짓는 것 두 번 꼭 잡으면 소정이가 잘 하는 행복한 표정을 짓는 것 방송 볼 때 이런 저희만의 시그널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소정씨와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들었어요.2019년 12월 22일, 제가 대구에서 <맘마미아> 공연을 하고 있을 때 서정이와 가족분들을 초대했습니다. 소정이가 “선생님 공연에 꼭 가보고 싶어요!”라고 말했거든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기에 딱 좋은 공연날 서정이랑 대구에서 만나기로 했죠. 공연 중에 소정만의 ‘행복한 표정’을 확인했을 때는 <맘마미아>의 ‘도나’로서 제 행복지수도 최대치를 기록했죠. 모든 공연이 특별하지만 소정이가 와준 그 공연은 더 특별했어요.

두분의 공연은 언젠가 다시 볼 수 있을까요?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언젠가 소정이와 함께 다시 공연하고 싶어요. 한 달, 두 달, 1년, 2년이 지나면서 소정이는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해요. 저와 소정이가 함께 부른 ‘A Whole New World’, 그 뒤론 소정이가 정말 넓은 세상을 느껴보세요. 소정이를 향한 ‘세상 ’도. 그리고 소정이가 만난 또 다른 새로운 세상에 대해 또 함께 노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기다릴게요.

이서정씨는 어떤 예술가로 성장하기를 바라나요?예술가들은 노래, 춤, 연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합니다. 열심히 해야죠.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바로 좋은 마음입니다. 좋은 심성을 가지는 것도 노력해야 합니다. 소정이가 지금의 아름다운 심성을 잘 지켜나가 자신의 목소리에 조금 더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줄 수 있는 목소리라는 소중한 보물을 가진 아이랍니다.

세상을 사랑으로 바라보며 소정이가 바라는 만큼 행복을 세상에 알리는 예술가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장애, 사회의 시선이 만든 것

<불후의명곡> 촬영 후, 학생 이소정씨가 오랫동안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정원씨는 행복감을 느낀다. 좋은 무대를 위해 진심을 다해 함께 노력했다는 데서 느끼는 행복, 그리고 재능 있는 소정의 모습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이 변하는 걸 보니 그 행복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불후의 명곡 촬영 이후 장애를 겪으면서도 그 사람의 본질을 보려고 노력하는 관객이 늘어났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지 않고 한 시대를 함께 사는 인간으로 서로를 아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정원 씨는 많은 장애인들이 대중 앞에서 자유롭게 노래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Q. 장애인 예술가와 오래도록 함께 공연을 해온 것 같습니다.특히 계획을 세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 요청이 오면 가급적 무엇이든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발달 장애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선 적이 있습니다. 공연 자체도 좋았지만 공연 전 연습과 쉬는 시간에 단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요즘도 그 단원들이 무대에 섰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좀 오래됐지만 중증장애인들로 구성된 합창단과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어요. 당시 단원들은 뇌병변, 발달장애 등의 장애를 겪었는데 노래 한 곡을 익히는 데 6개월 이상 걸렸습니다. 그때 실력 좋은 지휘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함께 무대에 섰다.이렇게 장애가 있는 멤버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하다 보면 매번 배우는 게 있어요. 무대에 대한 정열 저는 수십 년간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왔고 누구보다 무대의 열정도 뜨겁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한 무대를 위해 자신의 모든 신경을 동원해서 집중하려는 그 멤버들을 보면서 저도 많이 생각했어요.

Q. 장애인 예술가들과 함께 공연을 준비할 때 비장애인 예술가들과 다른 점이 있나요?음, 그렇군요.예술가는 그냥 예술가이지 장애, 비장애를 나눌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어떤사람은장애인과함께연습할때는배려가필요한데불편하지않아요?라고물어보기도하죠. 하지만 배려는 어차피 비장애인도 해야하지 않겠어요?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에는 항상 배려가 필요합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배려가 잘 되어 있고, 정상인이라고 해서 배려가 적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해 배려하기보다는 좋은 공연을 하기 위해 상대방과 마음을 합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냥 그거예요.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서 서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

Q. 장애인 예술가들을 바라보는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필요한 건 딱 한 가지예요. 관객들의 열린 마음 장애인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동정심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쌍하다, 불쌍하다,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내가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데도 끊임없이 그런 시선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장애 때문에 불편한 게 아니라 그 시선 때문에 불편함이 생기는 건 아닐까요.어쩌면 장애란 신체적인 불편이 아니라 사회적인 시각이 만들어 낸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장애’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잘못된 거죠. 장애인 입장에서는 정상인이 장애인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마음에 쌓인 벽, 선입견, 편견 때문이죠. 음, 그렇지 않아도 우리 모두는 마음 속 혹은 보이지 않는 신체 어딘가에 모든 질병이 있을 수 있잖아요. 다른 사람이 가지는 시각적인 문제나 신체 불편은 장애이며, 나의 병이나 정신적인 통증은 장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과거사회에서만들어졌던시선들을조금모으면장애인을바라보는새로운시점이생길수있을것같습니다.소정이를 떠올려주세요. 소정이처럼 목소리가 좋은 예쁜 아이가 있습니다. 절대음감을 가진 천재소녀가 있어요. ‘A Whole New World’를 부르는 소정이를 맑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실 수 있도록 세상의 모든 장애인을 바라봐 주세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편견 없이 조화되는 날을 기다리며 저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글 박보라 사진 홍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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